Google I/O 2018 참관 후기


요번달 초에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리는 Google I/O 2018에 참석했었다.

I/O 기간 동안 열심히 우리의 신발이 되어준 렌트카

GPS 기록을 몇개 풀어보니, 묵었던 호텔이 있는 Newark을 중심으로, 구글 본사가 있는 Mountain View, 위쪽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지나 Golden Gate Bridge 에서부터, 아래쪽 Gilroy까지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기술적인 디테일은 좀 재쳐두고, 한 개발자로써 몇가지 생각했던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먼저 하늘이 참 맑다.
미세먼지가 많은 나를 포함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게 여겨질 정도로 하늘이 정말 맑고 공기가 좋다.
정말 서울과 포털이라도 만들어 연결 시키고 싶은 유혹이 들었다.

2. 우리의 경쟁자들은 세계
Product을 만들면서 늘, 세계 시장에서 싸워서 이기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이번에 I/O에서 본 수많은 인종과 다양한 나이의 개발자들을 보면서 이 사람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사람들이구나 라는 느낌이 마음으로 다가왔다. 마치 학부 시절 혼자 집에서 공부하다가, 밤 12시에 도서관으로 올라가니 밤새도록 열공하는 친구들을 만난 느낌?


머리가 새하얀 할아버지가 노트북을 들고 CodeLab 부스에 들어가려고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모습도 보았고,
팔팔한 20대 초정도 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I/O 행사장에서 무언가를 배우려고 눈이 초롱초롱 했었다.


Google CEO인 Sundar Pichai를 비롯해서 샌프란시스코와 Bay Area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장악하고 있는 인도인들이 정말로 많다는 것도 확인했고, I/O 발표자들이 구글에서도 리더급인 것을 보면 중국인들도 상당히 주류 사회로 많이 올라가 있는 것도 보았다. 개발자로써 내가 성장해야할 끝이 어디인가 라는 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늘 이만큼하면 되지, 이쯤이면 되 라는 타협의 생각들이 치고 들어올 때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내가 처해 있는 가까운 환경에 좁아지며 수렴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누구와 경쟁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 앞에서 다시 한번 그 답을 몸소 느낀 시간들이었다.

 

3.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Main Session에서 아주 특이한 케이스 하나가 소개되었다.

인도계 미국 고등학생이 자기 어머니가 매년 마당에 장미를 심는데 장미가 병들어 죽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자 그녀가 프로그래밍의 프자도 모르던 고등학생이 바닥부터 시작해서
Back단에 TensorFlow를 이용한 AI 까지 엮어서 사진만 찍어서 올리면 식물의 병을 알려주는 앱을 만들어서 앱스토어에서 올린 이야기였다.
그리고, 미국 지인을 만났을 때에도 본인 아이가 4~5학년 정도인데 완벽하게 키보드 타이핑을 하고, 자바스크립트 정도는 다룰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이런 케이스가 나름 지식있고 생각이 있는 Bay Area 중상류층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자라서 지금 학원을 다니며 국영수만 죽어라고 달달 외우며 문제 풀이 방법들만 익히고 있는 우리네 아이들과 같은 IT 필드에서 경쟁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등골이 서늘했다. 더군다나 그들은 영어가 원어민인 사람들이다.

아이들을 IT 업계로 진출 시키려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라면 아이들이 생각보더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프로그리밍과 친해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4. AI가 더 빨리 우리 삶에 다가올 것 같다.

이번 구글 I/O 메인 키노트에서 아주 흥미로운 시연을 하나 보여줬는데,
바로 Google Assistant가 일반 미용실에 전화를 걸어서 머리 손질하는 시간을 예약한 것이었다.
미용실 직원은 전화가 끝날 때까지 완벽하게 상대가 AI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예약은 자연스럽게 완료되었다.
심지어 약간의 사람 같은 느낌의 추임새까지 넣어가면서 미용실 직원의 다양한 상황의 말에 모두 잘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약간의 소름 끼치는 Show가 끝나자 거기 모여있던 I/O 참석자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날렸다.

이제 AI Assitant는 옵션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된 듯하다.
한국에서도 AI 스피커가 발걸음들을 떼고 있지만 미국에선 이미 시작되었다.

사람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대화 능력, 매우 방대한 데이터 지식들, 일상에서의 많은 부분에서의 자연스러운 도움들…
그길로 BestBuy로 달려가 Google Home을 하나 사서 집에 놓고 미래 적응용, 영어 공부용으로 쓰고 있다.

이 Google Assistant가 움직이는 로봇에 잘 이식이 되면 그야말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 나오는 AI로봇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AI와 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큰 트랜드가 될 것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5. 인적 자원이 많은 나라
업계 지인의 말에 의하면 Bay Area에 프로그래머 구하기가 그렇게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볼 때 배부른 소리 아닌가 싶다.
특히 인도, 중국의 고급 인재들과 호주와 유럽등 세계에 수많은 나라에서 인재들이 줄을 서서 몰려드는 곳이 Bay Area 아닌가?
한국에 비해서 인적 자원이 매우 풍부하고 그 퀄러티도 높다.

인재 말고도 그들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인앤아웃 버거를 시켜봐도, 월마트에서 이런 저런 생필품 사이즈와 가격만 보아도 풍요로움이 듬뿍 느껴지는 나라였다.
그만큼 자원이 많이 있기 때문에 동북아시아쪽 즉, 한국이나 홍콩, 대만, 중국처럼 살아남기 위해서 극한 경쟁 속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덜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총기, 인종차별, 비상식적인 의료보험, 홈리스, 마약 등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면 또한 분명한 나라다..

6. Flutter


이번 참가에서 또 눈에 들어왔던 건, Flutter 라고 Dart 언어 기반으로 Android, iOS 앱을 One Source로 만들 수 있는 환경이었다.
실제 구글도 상당히 많은 세션들과 쇼룸을 할애해서 이 SDK를 설명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Dart 언어 기반이지만 루아처럼 코딩하면서 바로바로 변화를 볼 수 있고, 각각 플랫폼에 들어갈 때는 바이너리로 변환되어 들어가기 때문에 퍼포먼스가 압도적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만쪽 포토앱을 만드는 팀과 잠시 이야기 나눌 일이 있었는데, 안드로이드 따로 iOS 따로 개발한다고 했다.
그 회사가 Kotlin이나 Swift의 기반 API들을 어느 수준까지 쓰는지 모르겠지만, Flutter로 커버 가능하다면 그런 회사에서 이런 솔루션을 잘 활용하면 유지 보수 비용을 절반으로 줄 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번 I/O 참석은 적지 않은 Insight를 남긴 듯하다.